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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번째 휴가 ( feat. 화천 산골닭갈비 )
    시간아 흘러라 2023. 2. 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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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휴가를 복귀한 지 한달만에 4박5일 일정으로 세 번째 휴가를 나왔다. 이게 가능한가 싶기도 한데 가능하니까 나왔겠지. 이런 식으로 휴가 찾아먹으면 말년 휴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더니 분대장이면 한달에 1개의 휴가가 생긴다고 한다. 

     

    화천 입구에는 산천어 축제 깃발 대신 산불조심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나무가 많은 강원도는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초입에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대형산불로 곤혹을 치르곤 했기에 산불조심이라는 구호가 결코 헛구호가 아님을 누구나 알고 있다. 

    화천에 도착하니 시간은 17시 경이었고 부대 복귀 시간인 20시까지는 3시간 가량 여유가 있었기에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화천 맛집을 치니 여러 곳들이 나왔는데 가볍게 먹고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카페정원이라는 곳을 갔지만 아쉽게도 영업종료를 알리는 푯말이 내걸려 있었다. 분명 네이버에서는 영업 중이라는 안내가 있어서 찾아왔지만 헛걸음. 

     

    그래서 인터넷을 뒤적인 다음 후보로는  '화천 산천닭갈비'라는 곳이다. 화천 공영터미널 인근 도로에 차를 세우고 지도를 확인하며 조금 걸어가니 그곳에 도착을 했다. 생각보다는 규모도 크지 않았고 가게 문을 열고 첫눈에 들어오는 인상이 내가 상상하던 닭갈비 집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 문을 다시 닫고 이 가게를 들어가야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와이프와 아들이 있어서 다시 문을열고 들어갔다. 

    내가 젊은 시절 군 생활을 할 때 춘천에서 지낸 적이 있었는데 87~88년 그때의 춘천에서도 닭갈비는 꽤나 유명한 음식이었다. 춘천 시내로 외출을 나가면 당연히 외출을 함께 나간 부대원들과 공지천 주변이나 춘천 명동을 어슬렁 거리다가 닭갈비를 먹는 것이 국롤이었다. 드럼통 위에 커다란 후라이팬이 놓여 있고 그 위에 닭갈비, 양배추, 고구마의 주재료가 양념과 잘 익도록 기다리면 맛있는 닭갈비가 완성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휴가 복귀시에 떡이나 통닭과 같은 음식을 싸 들고 들어가 휴가 기간동안 부대내에서 고생한 내무반 동료들과 나눠먹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 있었고 어떤 이들은 휴대 복귀 시에 조리 된 닭갈비를 싸들고 들어와 함께 나누어 먹던 경우도 있었는데 아들에게 물어보니 지금은 부대내로 음식물 반입 자체가 안된다고 한다. 

     

    간단한 과자 정도는 들고 들어 갈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예전처럼 휴가 복귀시에 떡이나 통닭을 싸들고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의자가 아닌 바닥에 앉는 형식의 식탁이 5-6개 놓여 있었고 식탁이 둘씩 붙어 있는 경우도 있어서 5명 이상의 인원이 갈 경우 더 유용하게 좌석을 활용할 수 되어 있는 식당이었다. 

     

    평일 17시 30분경이라는 시간이 조금 이른 탓인지 손님은 한 테이블만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18시가 조금 넘어서자 손님들이 차례차례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화천읍 인근 부대의 외박이 있는 토,일요일에는 손님이 더 많을 것 같았다. 

     

    식탁 위에는 깍두기와 마늘, 고추 그리고 닭갈비를 싸 먹을 수 있는 상추가 놓여진다. 고추장도 놓여지는데 마늘과 고추를 찍어 먹어보니 시판용 고추장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동치미도 나오는데 살짝 짠 듯했지만 예전에 집에서 담그어 살얼음 살짝 얼어있던 그 동치미의 추억이 떠올랐다.

    조리는 재료가 바닥에 깔린 재료가 적당히 익었을 무렵 사장님(?)이 오셔서 몇차례  골고루 익도록 뒤집으면서 직접 해 주신다. 닭고기를 뒤지개로 꾹꾹 눌러보시면서 언제쯤 먹으면 된다는 이야기도 해 주시니 나름 편하다.

     

    처음부터 우동사리 2개(개당 3,000원)를 추가해서 먹었는데 의외로 맛있었고, 아들도 꽤 잘 먹었다. 사실 처음 가게의 첫인상을 보고 혹시 인터넷에 맛집이라고 올린 글들 사장님이나 지인이 올린 것 아니냐고 농담삼아 말했는데 다 익은 닭갈비를 먹어보고 든 생각은 식당에 대한 첫인상을 지울 정도로  맛있다. 

     

    와이프말로는 단맛이 조금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단맛이 많이 없어서 더 맛있는 맛이라고 생각을 했다. 입 짧은 아들이 잘 먹는 것으로 보면 맛은 확실한 것 같다. 

     

    닭갈비 3인분(13,000원 /1인분), 우동 사리 2개 (3,000원/개당 )를 먹어서 적당히 배가 부른 상태였지만 공기밥 하나(3,000원/개당)만 볶아 먹기로 했다. 닭갈비가 맛 있는데 거기에 볶은 밥이 맛이 없으면 말이 안되지. 볶음밥 한공기를 세 명이서 나누어 먹고 일어난 시간은 18시 40분경. 

    닭갈비 3인분 39,000원 / 우동사리 2개 6,000원 / 볶읍밥 1개 3,000원 / 콜라(500ml) 2,000원  

    총합 50,000원

    누가 사장인지 구분이 안가는 두 분의 여성분이 운영하시는데 일반 프랜차이즈와 같은 세련 된 느낌은 나지 않지만, 다음에 화천을 가게 된다면 또 다시 가게 될 닭갈비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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